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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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간 취준생으로서 느낀 것들Essay/Thoughts 2019. 12. 21. 20:53
드디어 취준이 끝났다. 모든 결과가 그렇듯이 후회가 없지는 않다. 그 때 조금만 준비를 더 했더라면, 그 때 남들의 조언을 들었더라면, 그 때 더 자신감을 가지고 면접장에 들어갔더라면... 하지만 돌이켜 봤을 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했다. 경영대학 수업을 들은 것도, 학회를 한 것도 아닌 상태에서 경제신문조차 구독을 하지 않았던 내가 자소서를 쉽게 썼을 리가 없다. 애초에 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회사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경험적으로도 나는 잘 모른다. 일단 부모님 모두 회사원이 아닌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그런 종류의 지식은 몇 개월 공부한다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4학년이 될 때까지 생각 없이 놀다가, 막판에 고시 준비하겠다고 1년 반을 책상에만 앉아 있었던 나는 적합한 취준생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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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대는 것의 중요성Essay/Thoughts 2019. 8. 25. 14:39
결국 무슨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응원과 지지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하나하나 체감하고 있다. 응원과 지지를 얻으면 힘이 나는 것도 있지만, 반대로 응원을 얻기 위해 힘을 내는 경우도 생기니까. 새해의 다짐한 내용들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나를 위한' 것이 아닌 '남을 위한' 약속의 형태로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오래전에 읽은 내용이라 헷갈리지만 얼추 이 내용이었던 것 같은 NYT의 The Only Way to Keep Your Resolution) 비슷한 원리로, 요즘 하고 싶은 목표나 지향점이 있으면 열심히 다른 사람들한테 떠벌리고 다니고 있다. 내가 이렇게 선언하고 다녔으니 체면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미래의 내가 억지로 하겠지, 이렇게 보증수표 만드는 느낌으로? 물론 이게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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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 스터디를 거치며Essay/Thoughts 2019. 8. 16. 13:13
여담인데 왜 티스토리에서 unsplash 지원을 안 해주는지 모르겠다. 네이버 블로그는 물론이고 notion 같은 어플도 지원해주던데. 티스토리 하면 기술친화적인 이미지가 있는데 이 부분 개선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 사진 저장하고 첨부하는 거 귀찮다. 4월부터 지금까지 총 4개의 취업 스터디를 경험해봤다. 1. 학교에서 구한 GSAT 스터디 정말 묵묵하게 GSAT을 푸는 스터디였는데, 갈수록 해이해져서 지각이나 불참도 많아지고 사담도 많아졌던 기억이.. 맨 처음 시작할 때는 멤버가 3명이라 그랬는지 밥도 먹고 화목한 분위기였으나 멤버가 추가되고, 지각이 잦아지면서 다소 삭막한 분위기로 끝을 맺었다. 특히나 삼성을 주된 목표로 인적성 풀던 스터디였는데, 대다수가 서류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안고 자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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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스터디를 병행하며: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Essay/Thoughts 2019. 7. 26. 14:18
개발자 컨퍼런스를 다녀오거나 후기를 읽어보며 공통적으로 깨닫는 사실이 몇 가지 있다. 모든 프로그래머가 돈을 많이 벌지는 않는다. 코드스테이츠는 연봉이 3300만원 이상인 사람을 상대로 수수료 형태로 돈을 받는다. 그 말은 개발자로 취업을 한다 해도 연봉이 그 정도도 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며, 이 수준이 '괜찮은' 초봉이라는 말인데 내 예상보다는 적다. 일반 스타트업 문과 직군에 비해서는 많이 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선배 중에는 대기업이나 괜찮은 외국계 기업에 들어간 사람이 다수이며, 연봉 4000만원 정도를 최소 기준으로 삼는 동기들이 허다한 나한테는 큰 돈이 아니다. 문과 대기업 직군은 대개 연봉 4000만원 정도는 받을 텐데,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해온 공부의 연장선은 이쪽이 가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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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의 공동체 (연세 109호)Essay/Column 2019. 7. 7. 01:34
연세대학교에 처음 소속감을 느꼈을 때는 언제였을까. 수시발표 날, 빽빽한 수험번호들 사이에서 내 이름을 발견했을 때? 당시 정모와 비정모를 주선하던 싸이월드 클럽에 가입했을 때? (다음 해부터는 페이스북 그룹으로 대체되었다.) OT에서 응원가를 처음 배우며, 낯선 사람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사랑한다 연세’를 외쳤을 때? 한참 과잠을 입고 다니던 3, 4월, 멀리서 보이는 Y자에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괜한 친근감을 느꼈을 때? 아카라카 날, 노천극장 꼭대기에서 넘실거리는 푸른 물결을 보며 그 열기에 감탄했을 때? 지금은 연세 ‘뽕’이 한참 전에 빠져나가 학교에 대한 원망밖에 남지 않은 3학년이지만, 1학년 1학기까지는 ‘연세’가 붙는 모든 단어와 거기에 조금이라도 속해있는 모든 사람에게 즉각적인 친밀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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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너무 바쁘다면 잘못 살고 있는 것이다Essay/Review 2019. 7. 7. 01:05
나는 굉장히 성취 지향적인 사람이다. 휴일날 집에서 드라마를 보거나 친구와 잡담을 하는 사소한 시간마저도 '미래를 위한 유익한 시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내가 관심 있는 직업군이 나오는 드라마를 본다거나, 나보다 알차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과 친해진다거나 하는 식으로. 사실 습관 같은 거라서 이렇게 매사에 재고 따지지 않는 식으로 사는 법을 잘 모르겠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하고 있을 때면 내가 좀 느슨해져야겠다 싶으면서도, 이뤄낸 것 없이 나이만 먹는 현실에 곧 초조해져 버리니까. 그렇게 자기계발을 위해 학교 도서관에 들렸다가, 이 책의 제목이 괜히 시비 거는 것 같아서 집어 들었다. 나 안 집어들 거야? 너 잘못 살고 있다니까? 하고 약 올리는 것만 같은 제목. '너무 바쁘다면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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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소녀에게 투표하세요: '프로듀스101' 비평 (연세 108호)Essay/Column 2019. 7. 7. 01:00
특기는 도깨비 성대모사, 취미는 분리수거. 실력을 어필해야 할 개인 소개 영상에서 거대한 상어 인형을 뒤집어쓰고 나와 꿈틀거리는 김소혜는 이상하다. 계속되는 지적에도 씩씩하게 대답하며 밤새 연습하고, 그런데도 가사를 완전히 틀려버리고, 이를 천연덕스럽게 소화해서 틀린 가사를 유행어로 만들기까지 한다. 이런 ‘이상한’ 김소혜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결과적으로 101명의 연습생을 통틀어 가장 낮은 실력을 갖추고도 5위에까지 올랐고, 안정적으로 최종 결성팀 IOI에 합류했다. 최유정은 김소혜에 비해 완성된 ‘성장형’ 캐릭터이다. 첫 번째 평가에서 거의 최하위 성적인 D를 받은 그는 작은 키에 눈에 띄지 않는 외모, 결정적으로 경쟁과는 맞지 않아 보이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시청자들은 평상시의 최유정을 ‘쭈글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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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관하여Essay/Thoughts 2019. 7. 6. 21:23
예전에는 불운한 일을 피하면 행복이 무조건적으로 보장이 된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인생에 커다란 재앙을 피하는 식으로 행복에 간접적으로나마 기여한다고 믿었다. 위험이 큰 일을 피하면 불행의 가능성이 줄어들며 보다 행복한 인생으로 이어질 거라고. 요컨대 인생을 기대값으로 이해한 셈이다. 그러나 행복은 숫자가 아니며, 지금 스물다섯의 내가 이해하기에 행복과 불행은 단순한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개념이 아니라 양적 팽창과 수축의 개념에 가깝다. 모든 감정은 이어져 있다. 인생에 커다란 고통을 피하면 그만큼 격렬한 행복도 줄어든다. 감정 자체가, 내가 체감하는 인생이 그만큼 쪼그라든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지금 무언가에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일단 해야 할 것은 그래, 그 것은 너무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