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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너무 바쁘다면 잘못 살고 있는 것이다Essay/Review 2019. 7. 7. 01:05
원제에 비해 다소 도발적인 제목 나는 굉장히 성취 지향적인 사람이다. 휴일날 집에서 드라마를 보거나 친구와 잡담을 하는 사소한 시간마저도 '미래를 위한 유익한 시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내가 관심 있는 직업군이 나오는 드라마를 본다거나, 나보다 알차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과 친해진다거나 하는 식으로. 사실 습관 같은 거라서 이렇게 매사에 재고 따지지 않는 식으로 사는 법을 잘 모르겠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하고 있을 때면 내가 좀 느슨해져야겠다 싶으면서도, 이뤄낸 것 없이 나이만 먹는 현실에 곧 초조해져 버리니까.
그렇게 자기계발을 위해 학교 도서관에 들렸다가, 이 책의 제목이 괜히 시비 거는 것 같아서 집어 들었다. 나 안 집어들 거야? 너 잘못 살고 있다니까? 하고 약 올리는 것만 같은 제목. '너무 바쁘다면 잘못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가진 것과 자신이 적응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하며 거의 모든 상황에 행복해 할 수 있다. 어떤 결과가 나타나든 관계없이, 우리는 그 결과에 만족하는 방향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잠재적 성취나 당신이 잃을까봐 노심초사하는 직장도 생각하는 것만큼 당신의 행복에 강한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
본문 중
저 인용구를 읽고 굉장히 많은 위안을 받았다.
내가 이 책을 읽은 때는 아직 3월. 고시를 포기한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았을 때였다.
당시에 고시를 포기하며 내가 잃은 것들, 1년 동안의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 급하게 당일치기로 자소서를 썼다가 (당연하게도) 서류 탈락이라는 결과를 반복하며 이런 저런 회의감이 들던 나날이었다.
나는 내 인생 최적의 선택, 최적의 코스를 상상하며 현실과 비교하는 안 좋은 버릇이 있는데, 그렇게 매사에 효율적으로 사는 사람은 인간이 아니라 기계일 것이다. 그렇게 하는 모든 일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당장 어떻게 일이 풀리건, 어떻게 일어나건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늘 행복하고 불행한 사람은 본인이 스스로 바라기라도 하는 것처럼 불행하다.
그렇게 따지면 벌게 될 연봉, 만나는 사람 같은 것들은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것들이지만, 어떤 마음과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살지는 내 선택에 달려 있는 것 같다.
두께가 있는 만큼 기분 좋은 추상적인 말로만 채워져 있진 않다.
우리가 어떨 때, 왜 바쁜 건지, 그게 성취와 행복에 정말로 도움이 되는지, 올바른 태도는 무엇인지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저자는 인생을 부정적으로 사는 사람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누구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음을 강조한다 (단, 그럴 용기만 있다면!).
세상에는 언제나 초조한 표정에, 지하철에서도 틈틈이 단어를 외우고, 버스에서 내리면 냅다 뛰기부터 하고, 친구와 연락이 잘 되지 않는 '바쁜 사람들'이 있다. 반면에 언제나 기분 좋은 표정에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지며, 꾸준히 친구와 연락을 주고 받고, 바쁘더라도 놀 시간을 따로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이 둘의 성취는 생각보다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학창 시절의 경험으로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꼭 좋은 성적을 받는 건 아니라는 것을 다들 안다.
그렇다면, 정말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면서 다들 왜 그렇게 바쁜 걸까? 단순히 능력 부족 때문일까? 그래서 남들보다 200% 열심히 해야만 남들을 겨우 따라잡을 수 있는 걸까?
이 책에서 정리한 바에 의하면, 총 7가지 이유로 정리될 수 있다. 이 중 하나일 수도 있고 전부 다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바쁜 진짜 이유
1. 통제력 상실: 너무나 많은 요구사항 앞에서 위축되어 버린다. 부당한 지시를 반복하는 상사, 잔소리를 하는 부모 앞에서 점점 반항하지 않게 되는 상황을 예로 들 수 있다.
👉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가져오려고 노력하자. 내 인생이다.
2. 선택의 부족: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하는 것은 몹시 귀찮은 일이다. 내가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할 때 행복하고, 어떤 가치관과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니까. 따라서 모든 것을 다 챙기며 아무 선택도 하지 않는 것을 택한다. 공부도 하고 알바도 하고 친구도 만나야 하고 애인도 챙겨야 하고 옷도 사야 하고 SNS 팔로워 관리도 해야 하는 상황처럼. 분주함이 가장 쉬운 선택인 것만 같다. (그 어떤 것도 포기할 수 없어!!)
👉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을 선별하여 포기하자.
3. 경계선의 부재: 환상과 꿈의 경계, 몽상과 현실의 경계,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의 경계를 잘 모른다.
👉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자. 불가능한 목표는 포기한다.
4. 초점의 분산: 강점이 딱히 없다. 즉, 분주함 자체를 성공전략으로 여긴다.
👉 내가 정말 잘하는 것이 뭔지 생각해보고, 내 강점을 중심으로 주의를 집중하자.
5. 의미의 결여: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나한테 깊은 의미가 있는 일이 아니라 닥치는 대로 '해야 하는 것만 같은 것'을 한다.
👉 나한테 정말 의미 있는 것들로 하루를 설계하자.
6. 자신감의 부족: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방어적으로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고 한다.
👉 완벽은 불가능한 목표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7. 추진력의 결핍: 위험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포기하는 행동력이 부족하다. 거절하는 법도 모른다.
👉 어려운 부탁은 거절하고, 리스크가 있어도 뛰어 들고, 과감하게 안 될 것 같은 프로젝트는 포기하자.
정말 뼈 때리는 말이 아닐까? 핵심은 거절하기에 너무 소심하고, 선택하기에 욕심이 많으며, 수동적으로 인생을 살기 때문에 사람들은 바쁘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약점이 아닌 강점에 집중하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무언가를 싫어하게 되는 데에는 수천 가지의 이유가 나올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가지의 강렬한 무언가가 있다면 사람들은 그것에 매료된다. 따라서 핵심은 약점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강점을 부각시켜 소수의 사람들을 사로잡는 것에 있다.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행동이 사실은 나한테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방어적으로 약점을 찾아서 덮기 급급한 태도라는 말인데, 꽤 설득력 있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잘 하는 일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가진 여유가 있으니까.
부록으로 일을 미루는 이유도 나와 있다.
1. 완벽을 추구해서: 당신 앞에 놓인 장대가 높을수록 당신의 무력감은 그만큼 더 커진다.
2. 기분에 따라 일해서: "아직 그럴 기분이 아니야."
3. 두려움이 너무 커서: 실패하면 어떡하지?
4. 현재에 의존한다: "이 일만 끝내면 할게"
언제나 이 4가지 중 하나라고 했다. 특히 기분에 따라 일을 하지 말자.
해결법
If 도파민이 지나치게 많다 = 산만하고, 침착하지 못하고 주의가 흩어진다. 또 이 일에서 저 일로 마구 건너뛴다.
👉 주의를 집중시켜라! 임무의 중요성에 대해, 그것이 당신 개인에게 중요한 이유를 상기하라.
If 노르에피네프린이 지나치게 많다 = 스트레스와 불안, 두려움
👉 과업을 해결 가능한 덩어리로 쪼개라. 작은 덩어리를 현실로 실현할 계획을 구상하라. 휴식을 취하며 심호흡을 해라.
만약에 당신이 바쁘게 살기로 결정했다면, 그런 라이프스타일은 당신의 경력이나 당신의 인생, 당신의 행복 혹은 당신의 관계를 향상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직시하라. 기껏해야 나쁜 일들이 (단기적으로)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줄 수 있을 뿐이다.
번창하길 원한다면 당신은 예방보다 목표 성취와 당신의 가치와 이상에 초점을 더 강하게 맞출 필요가 있다. 당신은 자신이 그 결과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품은 가운데 약간의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자신의 취약성에 둔감한 경우에 다른 감정에도 마찬가지로 둔감해진다. 달리 말하면, 불완전하거나 취약하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고는 우리가 기쁨과 사랑을 온전히 경험하지 못한다.
완벽해짐으로써가 아니라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고, 실패를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시킴으로써 자긍심을 키운다.
본문 중
패배감을 느끼거나 수치스러운 순간이 있다면, 그런 감정을 느끼기로 '선택'한 것은 나 자신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누구나 결점은 있는 거고, 중요한 건 나를 부끄러워 하며 안 보이기 급급한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자신 있는 부분을 마음껏 뽐내며 그 곳에 집중하는 거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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