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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스터디를 병행하며: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Essay/Thoughts 2019. 7. 26. 14:18
개발자 컨퍼런스를 다녀오거나 후기를 읽어보며 공통적으로 깨닫는 사실이 몇 가지 있다. 모든 프로그래머가 돈을 많이 벌지는 않는다.
코드스테이츠는 연봉이 3300만원 이상인 사람을 상대로 수수료 형태로 돈을 받는다. 그 말은 개발자로 취업을 한다 해도 연봉이 그 정도도 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며, 이 수준이 '괜찮은' 초봉이라는 말인데 내 예상보다는 적다.
일반 스타트업 문과 직군에 비해서는 많이 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선배 중에는 대기업이나 괜찮은 외국계 기업에 들어간 사람이 다수이며, 연봉 4000만원 정도를 최소 기준으로 삼는 동기들이 허다한 나한테는 큰 돈이 아니다. 문과 대기업 직군은 대개 연봉 4000만원 정도는 받을 텐데,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해온 공부의 연장선은 이쪽이 가까운데 굳이 추가적인 공부를 통해 더 적은 돈을 받는 개발자로 가야 할까? 하는 고민. 다시 말해, 내가 잘하는 것과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고민이다.
이러한 고민을 정리하지 못한 채 바로 취업 스터디에 들어갔다. SK는 자소서 문항이 길며, 특별한 성취나 경험을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고시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도전이 없었던 나는 남은 한 달의 방학 동은 어플을 개발할까 생각했었다. 아이디어도 3, 4개 구상해놓았다. 과거 SK이노베이션에서 20년 이상 근무했다는 멘토는 내 얘기를 듣고 '2시간 이상 안 잘 자신 있으면 해라'면서, 지금은 삼성전자・LG화학 등 B2B 기업에 관해 산업분석/기업분석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일축. B2B기업의 자소서는 '내 경험'에 관심 없으며, 인사이트를 써야 하는데 이는 공부로만 얻어질 수 있다고.
나는 반도체나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배터리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고객군은 어떻게 되며 경쟁업체는 어떠한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원자재는 어떻게 수급하는지 등의 내부 사정에 대해 일반 취업 준비생에 비해 무지하다. 이쪽을 공부해야 한다는 게 분명 맞는 말인데, edwith에서 모집하는 부스트캠프 에이스에 자꾸만 눈길이 가고 프로그래머 컨퍼런스에 관심이 간다. 일단 대기업에 취직해서 2,3년 동안 돈도 모으고 경력도 쌓은 다음에 공부해서 이직하자! 라고 해도 먼 길을 돌아가는 게 아닌가 싶고, 그렇지만 솔직히 개발자로 취직해서는 당장 좋은 곳에 갈 수는 없을 텐데 대기업 문과 직군 노리는 게 연봉으로는 낫지 않나 싶고. 마음이 갑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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