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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관하여Essay/Thoughts 2019. 7. 6. 21:23
예전에는 불운한 일을 피하면 행복이 무조건적으로 보장이 된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인생에 커다란 재앙을 피하는 식으로 행복에 간접적으로나마 기여한다고 믿었다. 위험이 큰 일을 피하면 불행의 가능성이 줄어들며 보다 행복한 인생으로 이어질 거라고. 요컨대 인생을 기대값으로 이해한 셈이다.
그러나 행복은 숫자가 아니며, 지금 스물다섯의 내가 이해하기에 행복과 불행은 단순한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개념이 아니라 양적 팽창과 수축의 개념에 가깝다. 모든 감정은 이어져 있다. 인생에 커다란 고통을 피하면 그만큼 격렬한 행복도 줄어든다. 감정 자체가, 내가 체감하는 인생이 그만큼 쪼그라든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지금 무언가에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일단 해야 할 것은 그래, 그 것은 너무 위험해 하고 합리화하는 것이 아니라, 공포를 상쇄할 만한 기분 좋은 일을 많이 만드는 것이다. 무기력은 무기력을 끌어 당긴다. 그리고 스트레스는 자연적으로 해소를 요구하므로, 그만큼의 기쁨을 끌어당기기 마련이다. 살면서 힘든 일은 뭐든 피해 온 사람은 매사에 밝고 즐거운 사람보다는 뭐든지 밍숭맹숭한 사람이 되기 쉽상이다.
회피하면서 겨우 얻어낸 불안한 평온이 아니라 이보다 힘든 걸 이겨넀으니 이따위 거 이제 별 거 아니라는 식의 여유가 더 값어치 있어 보인다. 그런 식으로 길러진 맷집과 실력은 누가 함부로 뺏어낼 수 없는, 나만의 자산이 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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