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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준 스터디를 거치며
    Essay/Thoughts 2019. 8. 16. 13:13

     

     

    여담인데 왜 티스토리에서 unsplash 지원을 안 해주는지 모르겠다. 네이버 블로그는 물론이고 notion 같은 어플도 지원해주던데. 티스토리 하면 기술친화적인 이미지가 있는데 이 부분 개선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 사진 저장하고 첨부하는 거 귀찮다.

     

     

     

    4월부터 지금까지 총 4개의 취업 스터디를 경험해봤다.

     

     

    1. 학교에서 구한 GSAT 스터디 

     

    정말 묵묵하게 GSAT을 푸는 스터디였는데, 갈수록 해이해져서 지각이나 불참도 많아지고 사담도 많아졌던 기억이..

     

    맨 처음 시작할 때는 멤버가 3명이라 그랬는지 밥도 먹고 화목한 분위기였으나 멤버가 추가되고, 지각이 잦아지면서 다소 삭막한 분위기로 끝을 맺었다. 특히나 삼성을 주된 목표로 인적성 풀던 스터디였는데, 대다수가 서류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안고 자동 해체됐다. (심지어 공대이신 분도 서탈. 연대 공대면 최종합까지도 쉬울 거라 생각했던 내가 현실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2. 스펙업에서 구한 자소서 스터디

     

    서류탈락의 원인을 자소서에서 찾고 들어간 스터디. 스펙업 까페에서 구한 스터디다 보니 기본 스펙 등에서 스터디원을 거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는데, 보다 넓게 취준생을 만나고 싶어 무작정 지원했다. 막상 가보니 남자 분들은 제약 쪽 연구, 여자 분들은 다 화장품 쪽을 확고하게 지향하고 계셔서 핏이 안 맞았다. 이건 둘째치고, 이미 취업에 성공한 기존 분이 '멘토'라는 이름으로 코치를 하고 계셨는데, 정말 성향이 안 맞았다. 내 자소서를 (심지어 합소서였다) 하나하나 가리키면서 '말도 안 되는 자소서'라는 둥, 책상을 쿵쿵 치면서 '본인이 뭘 잘못했는지 몰라요?'라고 윽박을 지르셨는데 대기업 압박 면접도 이 정도로 무례하나 싶었고, 섣불리 내 자소서를 공개한 것도 후회가 되는 시간이었다. 

     

    이후 모의 면접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앉혀놓고 압박 면접에 들어갔는데, '생각했던 것보단 잘했다. 완전 엉망일 줄 알았는데' 같은 평가가 돌아왔다. 당황스러웠고, 이후 불참 의사를 밝히고 방을 나갔다.

     

     

    3. 학교 홍보 게시판에서 본 기업 분석 스터디

     

    강남에서 한 스터디였는데, 구성원은 이대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엔 고대였다. 돌아가면서 관심 기업에 대해 분석하고 PT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고, 홈쇼핑 MD 같이 나한테 생소한 직군을 오래 준비한 멤버들이 많아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전직 SK이노베이션 인사팀 직원 분이 멘토로 참여해서 PT 이후 간략한 코멘트와 코칭을 도와주셨다. 대기업에서 오래 일한 사람 특유의 직관을 얻을 수 있었고, 당시 내가 방학 동안 어플리케이션을 개발이라도 해야 하나 등의 허황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인적성/기업분석이나 집중하라며 우선순위를 확실하게 세워 주셨다. 괜찮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앞으로도 계속 할 예정. 

     

     

    4. 학교에서 구한 인적성 + 자소서 + 면접 스터디

    가장 최근에 구한 스터디로, 지금도 하고 있다. 초기에는 매우 열정적인 분위기였던 걸로 기억하나, 점점 공채 시즌이 다가와서 그런지 갈수록 인원도 빠지고 분위기도 침체되어 가고 있다. 

     

     

     

    여러 스터디를 병행하며 느낀 점이 있다. 이는 어느 조직을 가도 비슷하지 싶은데, 쓴소리는 득보다 실이 많다.

     

    처음에는 나도 이것저것 주워들은 얘기들을 많이 하면 그만큼 스터디에 기여한다고 생각했었다. 그 중에는 꿀팁도 있었지만 대다수가 '이런 사람을 좋아하니 이렇게 맞춰야 한다' '이런 요소를 추가해야 한다' 등 듣는 사람에게 또다른 과제를 부여하는 얘기였다. 결과적으로, 아무리 유용한 얘기라 할지라도 구성원들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구체적인 피드백도 역시 실이 많았다. 나는 최대한 칭찬으로 시작해서, '이러이러한 부분이 이렇게 느끼니까 이런 식으로 포장하면 좋지 않을까?' 같이 거의 모든 문단에 피드백을 주려고 노력했는데, 이런 꼼꼼함이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는 것을 당시에는 몰랐다. 결국 인간관계가 어디서나 가장 중요한데,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상하게 한 셈이다.

     

    내 영향인지, 시간이 갈수록 스터디에서 나온 피드백에는 좋은 얘기보다 안 좋은 얘기가 더 많았던 것 같다. 나도 기가 죽었고, 다른 사람들도 그랬는지 분위기가 저조해지며 참석율이 점차 낮아지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열성적으로 스터디에 나갔던 때는 '잘하신다'는 피드백이 이어지고, 다들 의욕에 차 이런저런 의견을 공유했을 때인 것 같다. 사실 쓴소리를 오래 버티는 사람은 몇 없고, 사회생활도 아닌 자발적인 스터디에서 굳이 안 좋은 얘기를 버텨야 할 이유도 없다. 연구결과에서도 쓴소리와 칭찬의 비율은 1:4 정도가 한계라 한다.

     

    고심해본 결과,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지적하는 이유는 나 자신부터 그렇게 몰아붙이기 때문은 아닌지 점검해보기로 했다. 경험 상 내가 정말 좋아서 한 일과, 의무감에 억지로 한 일 중 후자가 인생에 도움이 된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일단 나부터 편한 마음으로 모든 일을 가볍게 + 열정적으로 해야 남에게도 너그러워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 그리고 잘하는 일은 뭔지 곰곰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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