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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인의 커뮤니케이션 방법
    회고/직장 2021. 2. 19. 20:05



    회사를 다닌다는 것은 하루의 시작과 끝이 타인과 조율하고 협상하는 과정이라는 말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은 회사생활에서 때로는 업무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하며, 일을 잘한다는 뜻은 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는 뜻이 된다. 그렇다면 어떤 커뮤니케이션이 좋은 커뮤니케이션일까? 나는 고작 2년차 사원일 뿐이지만, 그래도 1년 남짓의 직장생활을 하며 느끼는 점이 있다.

     


    1)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할 필요는 없다


    회사 생활을 하며 적을 만들지 말라는 말은 사실 너무 당연해 잘 와닿지 않는다. 이 문장이 가장 절실하게 느껴질 때는 껄끄러운 사람한테 업무 협조를 요청해야 하는 순간이다.

    아무리 내가 해당 분야의 전문가며, 심지어 직책이 더 높다 하더라도 같은 팀에 있는 이상 모든 팀원한테 한 명은 부탁해야 할 순간이 온다. (현재 내가 속한 팀은 인원이 20명에 달하는 거대한 팀인데도 그렇다.) 가령 스케쥴이 겹쳐 누군가에게 회의를 대신 참석해 내용을 공유해줄 것을 부탁할 수도 있고, 필요한 자료를 요청할 수도 있고, 특정 업체와 네트워크가 있는 사람이면 중간에서 소통을 도와달라고 할 수도 있다.

    이 세상에 모든 면에서 나보다 업무 능력이 뒤지는 사람은 존재하기 어려우며, 그렇다 하더라도 사람인 이상 사소한 것에서부터 급하고 위중한 임무까지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할 순간이 온다.

    그럴 때 아무리 관계가 껄끄럽고 불편한 사람이더라도, 표면상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면 부탁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

    그리고 직장에서 표면적으로 괜찮게 지내는 일은 아주 쉽다. 웃는 얼굴로 인사하고, 메신저나 카톡으로 연락할 때 이모티콘이나 ㅋㅋ ㅎㅎ 같은 초성 활용해주고, 메일에 웬만하면 끝까지 답장하고 (받았으면 받았다/알겠으면 알겠다), 메일의 시작과 끝에 빈말을 한 문장씩 넣어주면 된다.

    물론 그런 와중에도 썩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나는 어쩔 수 없는 부서 간의 알력다툼 문제일 수도 있고, 한 쪽이 일을 못해 피해를 봤거나, 아니면 업무 스타일의 문제로 충돌할 수도 있다.

    직장에서 사회성이 좋은 사람은 (사실은) 사이가 안 좋아도 겉으로는 좋게 봉합해놓고 다닌다. 가끔씩은 정색하고 싸우기도 하지만, 평상시에는 매끄럽게 농담도 하고 스몰 토크도 하고 빈말도 주고받는다. 그다지 넉살이 좋지 않은 사람의 경우 한 번의 충돌 이후 말을 붙이기 어려워 하며 되도록 대화를 하지 않으려 한다. 이렇게 누군가와 데면데면해지면 분명 언젠가 후회할 날이 온다.



    2) 언제나 솔직하게 얘기하자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은 직장생활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물론 질책당하기 싫은 건 모든 인간의 본능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밝혀질 일이다. (직속 상사가 없다거나 해서) 밝혀지지 않는다면 더 심각하다... 문제 은폐가 가능한 조직은 언젠가는 기운다.

    중간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먹는’ 사람이 있다. 본인이 100% 확실하지 않을 때도 무조건 이 사람이 그랬다, 저 사람이 담당자다, 그 때 이렇게 합의됐다 큰 소리를 치면 일단 당장은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나중에 연관된 사람을 불러 물어보기만 해도 금새 자초지종을 알 수 있으며, 신뢰가 깎이는 건 순간이니 거짓말은 어떤 순간에서도 피해야 한다. 직장에서 선의의 거짓말이란 없다. 조금이라도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할 때는 ‘같아요’ ‘아마 그럴 걸요?’ ‘그렇게 기억해요’ 같은 어미라도 꼭 붙이자. 그런 다음 ‘확인해보겠습니다’로 마무리해 진짜 확인해보면 더 좋다.

    굳이 문서를 다시 한 번 열어보고, 메일을 체크하고, 수첩/캘린더 같이 아날로그적인 방법을 병행하여 두 번 세 번 체크하고, 공용 문서를 만들어 관리하는 건 몹시 귀찮은 작업이지만 필요한 일이다. 2년차가 되니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 가장 일하기 힘든 사람이었다.


     

    3) 자주 소통하자


    근본적으로 일이 잘되는 팀은 중간보고가 부담스럽지 않다. 사무실의 정적을 깨는 일이 조심스럽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그리고 조직원이 기본적인 심리적 안전감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사실 상사의 몫이다. 하지만 설령 보고가 부담스러운 딱딱한 분위기의 직장이더라도, 상사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는 잦은 보고 및 검토 요청은 너무 적은 커뮤니케이션보다는 언제나 낫다. 그러니까 용기를 내도록 하자.


     

    4) 명확하게 소통하자


    되도록이면 두괄식으로 얘기하자. 한 번에 한 아이템만 얘기하거나, 여러 아이템이 있을 경우 서두부터 ‘두 가지 상의드릴 것이 있는데요’ 하며 명확하게 밝히자. 얘기가 끝난 줄 알고 돌아선 상사를 붙잡아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침착하고 정중한 목소리 톤과 적당한 속도를 익히자. 직장인의 언어와 톤은 학생과는 분명히 다르다. 너무 감정이 드러나거나, 높거나, 높낮이가 뚜렷하거나, 작거나, 반대로 우렁차거나, 알아들을 수 없이 빠르거나, 답답하게 느린 목소리 톤은 지양해야 한다. 적당한 빠르기와 크기를 익히고 (조직마다 다를 수 있다) 자신감 있되 차분한 톤으로 얘기하려고 노력하자.



    5) 딱딱하지은 말되 정중함을 잃지 말자


    상사한테 질책받았을 때는 아무리 억울한 상황이어도 바로 반박하지 말고 일단 얌전히 수긍하자. 상사의 화가 누그러진 다음 조심스럽게 ‘사실 이런 상황이 있었습니다’ 정도로 말해두는 게 좋다. 아예 반박을 하지 않으면 억울한 오해가 쌓여 훗날 더 억울해지거나, 상사 혼자 잘못된 정보를 인지하게 되어 상사가 질책받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 때 나는 더 혼난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아무리 친하고 수평적인 분위기라 하거라도 일단 지시나 피드백을 받았을 때는 깍듯하게 대답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평소에도 깍듯할 필요은 없다. 오히려 부담스러워 한다. 평상시에는 웃으면서 요령껏 편하게 대하다가도 딱 지시가 떨어지면 넵 하고 칼대답을 해보도록 하자. 웬만해서는 좋아한다.




    당연히 나도 아직은 사회초년생인 만큼 어설프고 어리버리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적어도 1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로 직장인스럽게 변했다는 걸 깨닫는다. 앞서 적은 사항들은 직장인이면 누구나 1~2년 안에 깨닫는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이지만, 이후 입사할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일찍 시행착오를 줄였으면 하는 바람에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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