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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노바 하라리: 인간은 해킹 가능한가?Clippings 2019. 9. 1. 00:20
The Myth of Freedom
https://www.theguardian.com/books/2018/sep/14/yuval-noah-harari-the-new-threat-to-liberal-democracy
Humans certainly have a will – but it isn’t free. You cannot decide what desires you have. You don’t decide to be introvert or extrovert, easy-going or anxious, gay or straight.
The hackers could then correlate your heart rate with your credit card data, and your blood pressure with your search history.
Humans are hacked through pre-existing fears, hatreds, biases and cravings.
If I see myself as an entirely free agent, choosing my desires in complete independence from the world, it creates a barrier between me and all other entities (...) If we understood that our desires are not the outcome of free choice, we would hopefully be less preoccupied with them.유발 하라리의 도발적인 기고글이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이런데요. '인간은 자유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인간은 해킹 가능한 동물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생각'만으로 타고난 기질 또는 욕망을 제어할 수 없겠죠. 기기가 신체적 반응(심장 박동, 근육의 경직)에 접근할 수만 있다면 (애플 워치를 생각해보세요) 쉽게 우리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욕망하는지 파악할 수 있고, 알고리즘을 통해 기업에게 유리한 쪽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얘기였는데요. 미국 대선 때 비슷한 일이 일어났었죠. 하라리는 내 자아가 100% 나 자신의 힘으로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도리어 우리는 세상과 연결될 수 있고, 나 자신을 무한하게 탐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얘기로 마무리하네요.
요지는 알겠으나 (그리고 긍정적인 뒷부분은 100% 받습니다),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요. 의지만으로 욕망, 두려움, 기질, 성향을 바꿀 수 없는 건 맞지만, 100% 유전적이기만 할까요? 우리 몸의 수많은 화학반응들은 근육처럼 후천적으로 형성되고, 환경에 의해 영향받는 부분도 많다고 믿는 쪽입니다. 물론 '의지', '이성'으로 이를 통제할 수는 없죠. 그러나 환경을 바꾸고, 어울리는 사람을 바꾸고, 식단, 운동과 생활 루틴, 사용하는 언어, 읽는 매체 등 삶의 전반적인 '행동'을 바꾼다면, 결코 같은 사람이라 할 수 없을 겁니다. 설탕을 자주 먹고, SNS를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하고,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이 '원래' 그러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산만하고 무기력한 사람으로 자연스레 변하는 것처럼요. 그리고 행동을 계획하는 것은 이성의 영역이겠죠. 저는 아직도 더 나은 모습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굉장히 통제 가능하다는 것도 동의합니다. 이렇게 의식적으로 삶의 많은 부분을 변경할 여력이 있거나, 그걸 원하는 사람은 극소수니까요. 결국 대다수 사람들이 노출되는 이미지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단순히 그들의 이윤만 신경쓸 것인지 아니면 인류의 총체적인 개선을 원할지가 앞으로의 미래를 좌우하지 않을까요? 제가 매일 미디어를 클리핑(하려고 하고), 문과생이며 당장 기술과 관련 없는 취업을 준비하면서도 코딩을 공부하는 건 이 흐름에 단순히 휩쓸리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본인이 원하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힘든 밑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건 만고의 진리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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