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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클리핑 #9 (문화)Clippings 2019. 9. 7. 00:52
‘뉴트로’로 다시 태어난 복고 열풍
이제부터 더욱 커져갈 밀레니얼 세대의 결핍은 물질성이다.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인간 존재의 유일성이 위협받고, 증강현실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체온이 담긴 손으로 느끼는 감각마저 무용하게 만든다. 말하자면, 실체가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모니터 속에 존재하는 이미지의 총합이 아니라 손으로 만질 수 있고 크기와 무게가 있고 감촉이 있는 매체를 그리워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LP를 재킷에서 꺼내고, 턴테이블에 올리고 조심히 바늘을 내리는 그 행위 자체가 “내가 주체적으로 음악을 감상한다는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것이다.한국 기사가 거의 없는 것 같아 GQ를 한 바퀴 돌아보았습니다. (ㅎㅎ) 밀레니얼에 대한 이전 클리핑과 맞닿아 있는 기사인데요.
밀레니얼들이 좋아하는 것: 과거 버블시대의 찬란함을 담은 씨티팝, 내 손으로 만질 수 있는 LP, 안전하고 친근한 <프렌즈>의 세계. 🤔
정리해놓고 보면 사람과의 관계가 주는 친밀함과 감각적인 따뜻함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좋은 사람들과 안전한 세계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런 관계가 결핍되어 있는 사람들이 온라인에 몰두하거나 소비에 중독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운동과 취미생활이 붐인 것도 같은 맥락인데, 모든 취미는 비용이라는 건 많은 사람들이 언급하고 있지 않죠.
How Millennials Became The Burnout Generation
https://www.buzzfeednews.com/amphtml/annehelenpetersen/millennials-burnout-generation-debt-work
Their primary beneficiary is me, but not in a way that would actually drastically improve my life. They are seemingly high-effort, low-reward tasks, and they paralyze me.
All of this optimization— as children, in college, online — culminates in the dominant millennial condition, regardless of class or race or location: burnout
tells us that our personal spaces should be optimized just as much as one’s self and career. The end result isn’t just fatigue, but enveloping burnout that follows us to home and back.
Because the stimuli don’t change, we cease to be stimulated. The consequence is two-fold. First, like a kind of Chinese water torture, each identical thing becomes increasingly painful. In defense, we become decreasingly engaged.
“If a person’s behavior doesn’t make sense to you,” they write, “it is because you are missing a part of their context. It’s that simple.”너무 길어서 읽지 않았던 화제의 글을 드디어 정독했습니다.
좋았던 점: 사람들이 이해되지 않으면 맥락을 모르기 때문이다. 밀레니얼들은 게으르거나 무책임하다기보단 지나친 압력에 노출되어 있으며, 일상조차도 관리해야 할 브랜드로 인식해 지쳐 있다. (인정)
아쉬웠던 점: 예시로 든, 여성들의 지나친 가사노동은... 그냥 안 하면 되는 거 아닌가? 내가 법적인 계약을 체결한 것도 아닌데 집안일을 하지 않는다고 강압적으로 구는 사람이 있나...? 있다면 결혼을 하지 않으면 될 문제 아닌가? 그리고 내가 뉴스레터를 너무 많이 구독하고 있다면, 정말 재밌거나 정말 업무에 도움이 되는 것만 남기고 해지하면 되는 거 아닌가? 내가 인스타그램에서 몸짱이 될 시간과 에너지가 없다면, 그냥 그건 현재 내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인정하고 몸매 가꾸기 부분은 포기하면 되는 거 아닌가? 잘 되도 그닥 기쁘지 않을 만큼 안 친한 애가 인스타그램에서 자랑을 한다면 그냥 친구를 끊으면 되지 않나??
아무튼 일상을 꾸역꾸역 살아가는 것보다 중요한 건, 우선순위를 똑바로 정하고 나 자신을 아는 것 같다. 나와 너무 동떨어져 있는 자아상은 포기하고, 우선순위 하위권 일들은 신경을 끄고, 나를 괴롭히는 사람과는 굳이 어울리지 말자. 여담인데 기사에서 촘촘히 나열되어 있는 과업을 읽어보다 내가 다 지치는 기분이 들었음. 번아웃이 없던 사람도 간접경험하게 만드는 글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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